북한 170㎜ 자주포 사격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군 당국이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 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가 170㎜ 자주포 포탄은 요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 및 양산에는 약 3조원(2조89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일각에서 효용성 논란과 함께 타격 능력 대폭 강화 등 전면적인 보완 대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복수의 정부 및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2026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북한 240㎜ 및 300㎜ 방사포탄(로켓탄)을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방사포와 함께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는 170㎜ 자주포탄 요격 능력은 군 작전요구성능(ROC)에서 빠져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식통은 “170mm 포탄은 로켓보다 훨씬 작은 탄두만 날아와 탐지하는 고성능 레이더와 요격체계를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실제 위력은 105mm 포탄 수준으로 크지 않아 요격대상서 제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 장사정포는 340문 정도인데 이 중 240㎜ 방사포가 200문, 170㎜ 자주포가 140문 정도다. 240㎜ 방사포는 22연장(聯裝)을 기준으로 한 번에 최대 4400발의 로켓을 쏠 수 있다. 170㎜ 자주포는 5분에 1~2발을 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고 위력도 240㎜ 방사포보다 약하지만, 5분에 2발만 쏘더라도 1시간에 최대 3360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 군 당국은 이들 장사정포가 개전(開戰) 1시간 내에 최대 1만6000발의 포탄을 우리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70㎜ 포탄에 대한 요격체계 필요성과 함께 타격 수단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 장사정포 조기 무력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70㎜ 포탄을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단기적으로는 30㎜ 기관포(CIWS-Ⅱ) 등이, 중장기적으로 레이저 무기가 거론된다. 타격 수단은 북 장사정포 갱도 진지 타격에 위력적인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우크라이나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찰·타격 드론 활용 타격체계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원식 국방장관도 지난 1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대화력전 수행본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몇 시간 안에 북한 장사정 포병 능력을 완전히 궤멸시킬 수 있도록 작전 수행체계를 발전시키고 전력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