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마포 자영업자의 절규를 듣고 지난 2021년 6월 정치 입문을 선언하게 됐다면서 “오늘 여기를 다시 와 보니 저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에서 야당을 향해 몸을 낮춘 데 이어 이날도 ‘초심’을 강조한 것이다.
회의는 소상공인, 택시기사, 무주택자, 청년, 어르신, 주부, 장거리 통학자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시민이 참여해 묻고 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 장소도 올해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주로 열렸던 청와대 영빈관이나 대통령실이 아닌 카페였다. 카페 창문에는 ‘국민은 늘 옳습니다. 언제나 듣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고, 윤 대통령 테이블에는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겠습니다’라고 쓰인 팻말이 놓였다.
사회를 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늘 기탄없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께 묻고 싶은 질문들을 많이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살펴야 되고, 또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달래줘야 그게 정부”라며 “일단은 국민이 못 살겠다고 절규를 하면 그것을 바로 듣고 문제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결국은 돈이 드는데 예산을 막 늘릴 수는 없다.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또 서민들이 죽는다”며 “재배치시켜야 되는데, 받아오던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하고, 정말 대통령 퇴진 운동한다”고 했다.
또 “예산을 재배치시키면 아우성이다.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 이런 얘기까지 막 나온다”며 “그래서 제가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된다’고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런 정치적 부담, 더구나 요새 같은 이런 정치 과잉 시대에 이런 걸 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는 이것이 오늘날과 같은 이런 정치 과잉 시대에 어떻게 보면 서민들이 정치 과잉의 희생자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저는 지금 같은 이런 정치 과잉 시대에 유불리를 안 따지겠다 그랬다”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어제 국회에서 예산안 관련한 시정연설에서도 그 점을 분명하게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 주는, 이것은 대통령인 제 책임, 또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여러분들 말씀을 잘 경청해서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제가 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