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을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를 방문, 앞서 대구를 다녀간 한동훈 법무장관을 겨냥해 내뱉은 발언이 논란이 됐다. 한 장관은 “대구 시민은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다”고 했고, 여기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전몰자 가족에게 상처인 한국전쟁까지 되짚었다”고 비판했는데, ‘그 비판의 의미가 도대체 뭐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법무부 범죄피해지원센터 점검차 대구를 방문해 “제가 오늘 대구에 두 번째로 왔다”며 “저는 평소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고 했다. 한 장관은 “대구 시민들이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으셨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며 “전쟁의 폐허 이후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하셨고, 굉장한 여름 더위를 늘 이기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한다. 여기 오게 돼서 참 좋다”고 했다.

그리곤 26일 이 전 대표가 대구를 찾아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연설 초입에서부터 한 장관을 겨냥했다.

“정치권이 지금까지 대구에 많이 무심했는데, 조금 제가 자극을 줬더니 몇주새에 고관대작을 지내시는 분들이 대구를 드나들고 대구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 대구경북이 처한 상황 속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서 단순히 70년대의 산업화 과정에서의 대구경북 영광을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의 신기루를 좇는 사치”라며 “어두워져 가는 대구의 미래를 보면서 어느 전몰자 가족에게는 상처일 수밖에 없는 한국전쟁까지 되짚어 가지고 대구를 찬양하기에는 마음이 아려온다”고 했다.

1950년 9월 초 낙동강 방어선 전선 상황. 임시수도가 부산으로 옮겨졌다. /다부동전적기념관 제공

‘전몰자 가족에 상처’ 발언에, 네티즌들은 의아함을 드러냈다. 엠엘비파크와 디씨인사이드 등 대형 커뮤니티마다 수십~백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전 대표가 오히려 대구의 자긍심을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저게 왜 상처인가 지켜냈다는 자부심이지” “공산 세력에 맞서 나라를 지키다 순국하신 호국 영웅의 가족들이 그것을 억울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겠는가” “대구가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것은 슬프거나 부질없는 것이 아니라 숭고한 일, 자랑스러운 일이고 널리 알려 추모해야 할 일” “북한군 전몰자 유가족에게나 상처겠지” 등의 반응이 줄줄이 올라왔다.

또 “광주 사람에게 5.18 민주화 운동이 큰 민주화의 공로를 남겼다고 하면 그게 상처가 되나요” “그런 논리라면 현충일도 기념하면 안 된다”라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