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주택’을 주제로 한 민생 토론회에서 과거 검사 시절 노후화된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고충을 언급하며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대전 관사에 인사 이동돼 가서 청소하시는 분한테 다섯 차례 맡겨 청소했는데도 냄새가 안 가시고 근무하는 내내 향을 뿌리고 지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년이 좀 넘었는데도 수도를 틀면 녹물이 나와서 5분을 틀어놔야 녹물이 빠져서 그제야 양치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노후화는) 수도권 문제만이 아니고 전국적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검사 생활을 잠시 접고 변호사를 1년 하다가 다시 복직했는데 그때 아마 관사 녹물만 심하지 않았어도 제가 사표를 안 내고 근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02년 사표를 내고 변호사로 전업했다가 1년 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쓰는 전국 관사는 여러분이 (노후화된 주택에서) 느끼는 것과 똑같다”며 “제가 취임하고 전방 군부대 관사를 챙기라고 한 게 겪어봤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희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은 내 집, 내 재산권은 어떻게 할 건지 내가 선택한다는 것”이라며 “국가가 그걸 막을 수 없다. 과도한 준조세 부담 폐지라든지 정부는 이런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 출퇴근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 생활할 때 지방 발령나면 오히려 더 기쁜 적이 많았다”며 “서울에선 출퇴근 시간 오래 걸리고 사무실 앉으면 지치는데, 지방 발령나면 관사가 사무실과 가까워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겨 삶의 질이 바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집값 때문에 변두리에 가서 출퇴근 1시간 걸리는 것 없이 도심 안에서 1, 2인 가구 맞춤형 주택을 많이 만들도록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