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 목표로 ‘10석 확보’를 내걸고 있다. 최근 비례대표 투표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1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조국혁신당의 기세에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재명·조국 두 대표 연대의 고리는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김어준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의 뜻에 반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고, 조 대표 역시 “총선에서 200석을 확보, 개헌으로 임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준우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기획위원은 2019년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논문 표절 의혹 등 그의 대학 입시비리, 웅동학원 ‘허위 소송’ 논란 등 ‘조국 사태’라고 불리는 일련의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당사자다. ‘조국 사태’의 기폭제를 만든 인물로 지난 5년 동안 ‘조국’ 한우물을 판 ‘조국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그는 그날 머리를 쓸어넘기지 않았다’는 제목의 책을 통해 그간의 관련 기록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조국혁신당과 관련해 현시점에 제기되는 3가지 의문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했다.
1. 조국 지지층은 누구인가?
2020년 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2월에는 1심 판결이 나왔는데도 조국 전 장관의 책을 언급하며 “학자이자 저술가로서의 역량을 새삼 확인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이준우 기획위원에 따르면, 조국 대표의 핵심 지지층은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친문이다. 이 위원은 “문재인을 지키고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믿는 친문이 조국혁신당 지지율 10%를 이끄는 힘”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친문을 학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낙연보다는 선명한 조국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명 인사들이 공천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 위원은 “친명은 한총련, 경기동부 등 종북세력이 뿌리다”라며 “이재명 대표 재판에서 경기동부연합 활동가 출신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증언에 따라 이 대표의 형이 10년은 왔다갔다 한다”고 했다. 이것이 “이번 비례 공천을 과거 경기동부 세력과 통진당 후예 등에게 몰아준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작년 9월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반란표가 나와 수감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겪었기에 ‘설령 과반 150석이 아니더라도 확실한 내 사람으로 100석을 채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도 친명과 친문의 갈등 배경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다시 등을 돌릴 친문을 이번 기회에 정리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친명 중심 공천의 배경으로, 이렇게 되면서 민주당에서 갈 곳을 잃은 친문이 조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10월 조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사저의 평산책방에서 저서 ‘디케의 눈물’ 저자 사인회를 열고 서로 안아주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이 시절부터 이재명의 친문 학살을 예상해 조 대표 창당에 힘을 실어 주었다고 봤다. 그 결과 “친문 86운동권 세력은 이제 민주당에서 자리가 없어졌으니 결국 조국에게 몰려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2. 조국은 비례 몇 번을 받을까?
지난 3월 5일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만나서 “윤석열 정권 종식을 위해 협력·단결하자”며 반(反)윤석열 연대를 확인했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3년 동안 버틸 수 없으니 총선에서 압승해 탄핵하거나 개헌해서 대통령 임기를 줄이자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3년은 너무 길다’가 조국혁신당의 슬로건이다. 이것이 실현되려면 범야권이 뭉쳐서 200석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으로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 추세이고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상승세다. 조 대표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현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것이 선거운동에 유리하기에 탄핵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이 위원은 그 증거로 조만간 드러날 조국혁신당의 비례 순위를 보면 조국의 진의가 드러날 것이라고 분석한다. 조국혁신당은 10석을 목표로 한다고 대외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 위원은 “최대 5석이라는 것을 조 대표도 잘 안다”며 “조 대표는 당선권 내 4번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6번으로 넘어갈 정도로 조 대표는 대범하지 않다”며 “더 놀라운 것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수감될 경우를 대비해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 5번에 자기 딸 조민을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3. 조국은 무엇을 노리나?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해 검찰과 조 대표 모두 상고한 상태다. 조 대표는 지난 2월 총선 출마를 밝히며 “대법원 판결 때문에 국회의원을 하루만 하게 될지, 1년을 하게 될지, 파기환송 절차를 거쳐서 3년을 하게 될지 나는 모른다”고 했다. 대법원 형이 확정되면 4·10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잃게 되는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원직을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나의 동지가 대신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는 도중에 나온 말이다.
이 위원은 이 발언이야말로 조 대표의 속내를 알 수 있는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이 위원은 “‘3년’이 핵심으로, 법 기술자 조국은 대법원에서 재판을 3년을 끄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1심 판결에 3년을 끄는 데 성공했는데 여기에는 김명수 사법부가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미리 부장판사에게 사건을 배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준비 기일에만 상당한 시간을 쓰며 1년4개월간 사건을 잡고 있다가 휴직해버려 새 판사가 사건을 검토하면서 판결이 하염없이 미뤄졌다. 결국 2심까지 마치는 데 4년이 흘렀다.
만약 조 대표가 비례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로 가면 재판 지연 전략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 위원은 “재판 관련해 법사위에서 법원, 검찰에 압력을 넣은 사례가 실제로 있다”며 “2027년 3월 대선까지 확정판결을 지연시키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봤다. 또 “그러다 정권 교체가 되면 설령 유죄가 확정되어도 대통령이 사면해 버리면 그만이다”라고 했다. 이 경우 조 대표는 차기 대선 이후 총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게 된다. 이 위원은 “정권이 바뀌고 총선에서 당선되면 조국은 그 이후 대선까지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