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사의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 인선을 두고 숙고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아직 후임자를 낙점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권에선 “22대 국회에서 거야(巨野)를 상대로 국정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만큼 현역 의원 출신이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5선에 성공한 서울 용산의 권영세 의원, 6선 고지에 오른 대구 수성갑의 주호영 의원이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의 기록적 압승으로 인해 총리 임명에 필요한 국회 동의 등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에서 두루 신망을 얻는 중진 의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호남 출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은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왼쪽부터)권영세, 주호영, 김한길, 박주선

이번에는 “경쟁자나 비판자를 총리로 파격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유승민 전 의원 같은 인물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평상시라면 홍·유 두 사람을 총리 후보로 낙점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도 “김영삼 정권 때 이회창 총리, 이명박 정권 때 정운찬 총리처럼 우파 정권에서 비판자를 총리로 발탁한 전례도 있다”고 했다.

총리가 교체되면 중폭 규모의 개각도 예상된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장관직을 맡았던 이상민(행정안전)·이정식(고용노동)·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한화진(환경) 장관이 교체 대상 1순위로 거론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각각 ‘대파 논란’이나 ‘의대 증원’과 관련해 쇄신 차원에서 교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