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자가 27일 윤석열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과 관련해 “선거제 개편뿐 아니라 개헌 논의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 중에서 윤 대통령 임기 문제를 거론한 것은 나 당선자가 처음이다.
나 당선자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개헌 관련 질문을 받자 “4년 중임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임기 단축 얘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 먼저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개헌을 논의할 땐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나 당선자는 그러면서 “22대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임은 사회의 룰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 당선자가 개헌 관련 언급을 공개적으로 하자 국민의힘에선 “차기 여권 지도자로서 목소리를 내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해외 직구나 연금 개혁 등 중요 정책 현안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 당선자가 윤 대통령 임기 문제가 포함된 민감한 개헌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지도자 경쟁에 가세한 것 같다는 얘기다.
나 당선자는 이날 한 전 위원장과 관련해 “여당 대표는 결국 대통령실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가느냐가 역할의 절반 이상”이라며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밥도 먹지 않는 것을 보면 (당대표를 맡을 경우) 당정 관계를 풀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나 당선자는 “제가 한 전 위원장이면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리스크는 너무 큰 반면, 특별히 얻을 게 없는 자리”라고 했다. 그는 자기 출마에 대해선 “한 달 전에 (가능성이) 60%였다면, 지금은 55% 정도”라며 “당정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고 제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서면 출마하겠다”고 했다.
나 당선자는 ‘당원 100% 투표’인 현행 당대표 경선 규칙과 관련해선 “(작년 3월 전당대회 때) 김기현 후보를 억지로 당선시키려고 만든 룰”이라며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반영했던 예전 규정으로 원상회복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