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며 흐느끼고 있다(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의 손을 붙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여야 지도부는 30일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착륙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이날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관계자들과 함께 무안공항을 찾아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만났다. 권 원내대표는 흐느끼며 “유족들께서 주신 말씀 하나하나를 새겨듣고 적었다”며 “사고 수습 및 진상 규명, 피해 복구에 당정이 모든 정성과 노력을 쏟겠다”고 했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재난피해자 통합지원센터에서 권영진 의원이 총괄하는 사고수습 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국민의힘은 의원들이 사고 현장에 상주하며 유가족들의 민원을 수렴해 정부 당국과 실시간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권영세 신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당 전국위원회에서 임명안이 의결된 후 곧바로 무안으로 내려가 유가족을 만났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0일 무안공항 인근에 있는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다. 전날도 사고 현장을 찾은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많은 분의 명복을 빈다. 또 부상자의 빠른 치유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유족들과 만나 “제가 죄송하다”며 눈물도 흘렸다. 민주당은 항공사고대책위를 구성해 전남도당에 상황본부를 설치하고 사고수습지원단과 유족지원단도 꾸렸다. 민주당은 또 의원 등 당원들에게 내달 4일까지로 지정된 국가 애도 기간에 모임이나 음주 등을 자제하고 언행을 유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여야는 이번 12·3 비상계엄 이후 극한으로 치닫던 정쟁형 공방은 일단 자제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여(對與) 공격 수위를 높였던 민주당은 이날 김윤덕 사무총장 명의로 시·도당위원장 등에게 공문을 보내 “애도 기간에 정치 현안 관련 활동은 지양하라”고 했다. 국회는 이날 예정됐던 상임위원회 회의 4건을 취소했고 12·3 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