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02.14 /남강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 인터뷰 기사 제목은 ‘한국의 유력한 차기 지도자는 중국·북한과 더 따뜻한 관계를 원한다’였다.

이 대표는 “트럼프 첫 임기 동안 김정은과의 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났지만, 회담이 이뤄진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며 “트럼프의 대북 대화 재개 의지를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 안에 우리가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하는 상황이 오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핵·미사일 문제(※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표현)가 크게 진전된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WP는 2019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을 당시 트럼프가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 반응한 것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말이) 트럼프의 귀에 음악처럼 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 국면 속 한·중 관계와 관련해 “균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한국이 그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WP는 이 대표의 이러한 언급을 한국은 중국을 멀리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WP는 이 대표의 이런 입장이 잠재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립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민주당이 한미 관계를 손상하려 한다면 우리가 뭘 얻을 수 있겠나”라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취하는 것보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과의 안보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과 일본 모두와 협력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미·일 3국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며 “미국은 (한국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한미 동맹에 대해 지나치게, 혹은 불필요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일관계와 관련해 “역사적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며 “독일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일본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본은 식민지 시대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WP는 “긴장 상태에 있는 도쿄·서울이 중국에 맞서 협력하기를 원하는 워싱턴의 정책 관계자들에게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14일 친민주당 성향인 이동형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19일에는 MBC 생방송에 출연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서 우파 지지층이 결집하자, 이 대표도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