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상속세 공제한도를 높여 18억원까지는 집을 팔지 않고도 상속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페이스북에 밝히자 국민의힘은 “가짜 우클릭”이라며 “거짓말을 누가 믿겠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재차 글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상속세 개편, 어떤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제시한 안을 비교했다. 민주당은 현행 5억원인 상속세 일괄공제액을 8억원으로, 배우자 상속공제 최저한도금액은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고, 정부와 국민의힘은 공제한도 완화를 포함해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까지 함께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안은 “(현행) 일괄공제 5억, 배우자공제 5억을 각 8억, 10억으로 증액(하는 것)”이라며 “18억까지 면세. 수도권의 대다수 중산층이 집 팔지 않고 상속 가능”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안에 대해서는 “최고세율 인하 고집”이라며 “소수의 수십 수백 수천억 대 자산가만 이익”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법과 권력은 소수의 특권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안 그래도 극심해지는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소수 초부자들을 위한 특권감세,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거짓말 네이티브 스피커의 말을 믿는 국민이 누가 있겠나”라고 이 대표의 신뢰도를 문제 삼으며 실제 추진 가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상속세 개편 관련 발언의 적·부당성 여부에 대한 논쟁을 떠나 이 대표는 본인의 상속세 개편 기사 댓글을 한번 보라”며 ‘상속세 개편한다고 말하니 진짜 개편하는 줄 알더라’, ‘믿을 수가 있어야지’, ‘내일은 또 뭐라고 말을 바꾸려나’ 이 대표의 얘기에 대한 국민의 실시간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상속세 개편 관련 언급과 그 취지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며 “콩으로 메주는커녕 눈앞에서 콩으로 콩자반을 해도 못 믿을 정치인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동안 흑묘백묘론을 내세워서 주 52시간제 예외 수용,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철회, 기본사회 위원장직 사퇴 등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현실화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 대표의 우클릭은 우클릭이 아니라 가짜 클릭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및 위증교사 2심 재판 등 사법리스크 때문에 이 대표의 마음이 급한 것은 알겠지만, 현시점 이 대표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화려한 주장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최소한의 신뢰성 회복”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한 국민의힘 지도부. 왼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상훈 정책위의장. /뉴스1

그러자 이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억지 쓰며 비방이나 하는 집권당 국민의힘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상속세 공제한도 상향은 국힘이 ‘초고액자산가 상속세율 인하(50%→40%)를 주장하며 개정을 막아 못하고 있다”며 “국힘이 동의하면 다음주에라도 즉시 개정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18억까지는 집 팔지 않고 상속받을 수 있게 하자는 거 거짓말 아니니, 다음주에 바로 상속세법 개정안 처리하자”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초고액 자산가 상속세율 인하는 빼고”라고 조건을 달았다. 이 대표는 누가 거짓말하는지 국민이 보는 앞에서 공개토론이라도 하자고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