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김동연 경기지사(왼쪽부터).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6월 3일로 확정되자 현직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시장·도지사직을 사퇴하지 않고 휴가 등을 사용해 정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서 패하면 다시 시장·도지사 직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30일 전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해 이들이 공직을 유지한 채 정당 경선에 참여하는 데 제한은 없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경선 기간에 지방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직 광역단체장 대선 경선 도전은 국민의힘에서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2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 때 전국 광역단체장 17자리 중 12자리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조만간 선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도 경선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중에선 김동연 경기지사가 9일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경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가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 출마 단체장 가운데 11일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홍준표 대구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공직을 유지한 채 경선을 치를 방침이다. 현행 선거법은 대선에 출마할 광역단체장 등 공직자가 선거일 30일 전인 5월 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당이 이를 감안해 5월 3일까지 경선을 마무리지을 것이 확실해 단체장들은 경선을 뛸 수 있다. 직을 유지하고 경선에 참여한 광역단체장들은 휴가 등을 활용해 경선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정치권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 재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체급 올리기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선 도전보다는 인지도 등을 높여 당 안팎의 지방선거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서려는 전략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나는 대선 경선을 보고 뛰는 게 아니라 본선을 보고 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