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 6·3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이재명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기호순)가 신청했다. 국민의힘도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11명이 신청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가나다순) 등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후보를 4명으로 추리는 1차 예비 경선을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4강(强)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안철수·나경원 후보가 경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내달 3일 최종 후보 선출 후 한 대행을 포함한 여러 정치 세력을 하나로 묶는 ‘반(反)이재명 빅 텐트(big tent)’도 추진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나·안·한·홍(김문수·나경원·안철수·한동훈·홍준표)도 “많은 분과 연대해야”

그래픽=정인성

국민의힘이 후보 등록을 마감한 15일에도 국민의힘 일각에선 장외(場外) 인사들과 연대하는 ‘반이재명 빅 텐트’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빅 텐트란 대선 등에서 정치적으로 노선이 다양한 세력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내는 전략이다. 정당과 진영을 뛰어넘어 연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하는 이 전 대표 집권 저지에 나서자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 확장성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사가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함에 따라,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된 후 빅 텐트 구축은 더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명 빅 텐트’ 참여 대상으로는 한 대행을 비롯해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새미래민주당의 이낙연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그래픽=정인성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도 빅 텐트 구상에 공감을 표시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이날 “우리 당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혁신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도 같이해야 (이 전 대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이재명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원칙적으로 보수 진영의 많은 분과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면 많은 상상을 해봐야 하고 때로는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제가 후보가 된다면 모든 사람들을 다 받아들여서 함께 힘을 합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빅 텐트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15일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많은 분이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고 있고, 출마 가능성은 65%까지 왔다”며 “(한 대행) 지지율이 계속 받쳐주면 출마 결심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TV조선 유튜브에서도 “(국민의힘) 의원 54명이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과 관련한) 추가적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 중요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한 대행 출마론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누가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필승 후보를 찾고자 사력을 다해야 하는 선거”라며 “이 전 대표 개인에 대한 반대를 넘어 이재명 세력이 만들 대한민국의 모습에 공감하지 않는 세력이 힘을 모으는 빅 텐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舊) 여권에서 빅 텐트 참여 대상으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까지 거론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냈지만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고,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탈당 후 제3 지대에서 대선 도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 후보는 본지 등에 “선거 때마다 나오는 빅 텐트론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고, 유 전 의원은 빅 텐트 구상과 관련해 “섣부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여는 개헌 촉구 집회에 유승민 전 의원과 민주당 경선에 불참한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의원에게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새미래민주당 행사 참여 계획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예비 후보 11명을 놓고 22일 1차 예비 경선(국민 여론조사 100%)을 치러 4명으로 추린 뒤, 29일 2차 경선(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에서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2차 경선에서 1등을 한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면 대선 후보로 확정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1·2위 후보가 내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경선을 치러 후보를 가린다. 민주당은 16∼27일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순회 경선을 한다. 권리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를 선출한다. 권역별 경선 마지막 날인 19일, 20일, 26일, 27일 후보자 연설회를 하고 해당 권역 투표 결과도 함께 공개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수도권·강원·제주 권역 개표가 마무리되는 27일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