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리 변호사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인단이 17일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신당(新黨)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4시간 만에 보류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 세대의 열망을 반영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로 합해야 할 때”라는 윤 전 대통령 뜻에 따라 일단 취소했다고 한다. 물밑에서 거론되던 ‘윤석열 신당’ 창당 움직임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축 논의에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려 했던 것과 관련해 “청년 변호사 5명이 자유진영 전체에 ‘윤어게인(YOON AGAIN)’ 신당을 제안하여 청년들의 함성과 대통령님이 말하고자 했던 가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담을 그릇을 만들고자 했다”며 “국민의힘이 담을 수 없는 2030과 자유진영의 목소리를 담아 정권 재창출과 단일화를 향해 연대하고자 함이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하지만 조기 대선 국면에서 윤어게인 신당 제안이 대통령님의 의중이나 뜻, 혹은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기자회견으로 이를 공식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대통령께서는 청년들을 만류하셨고,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신당’ 창당 움직임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란 말이 나왔다. 시기의 문제일 뿐 신당론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난감한 분위기다. 대선 후보 경선이 시작된 국민의힘에선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 탈당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18일 “윤 전 대통령은 탈당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계엄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면 이번 선거에서 승리는 없다”고 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 측은 “윤 전 대통령 탈당 요구에 반대한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도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하기가 참 난감하다”고 했다.
다만 구(舊) 여권 일각에선 ‘윤석열 신당’ 창당이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모델처럼 보수 진영의 세를 불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 4월 총선 당시 진보 진영은 민주당·조국혁신당으로 분화됐는데, 오히려 전체 의석수가 예상보다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윤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서고 윤석열 신당은 강성 탄핵 반대층 지지를 담아내 대선에서 연대·연합하자는 주장이다. 다만 이럴 경우 ‘반이재명 빅 텐트’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시 윤석열’을 내건 신당이 빅 텐트 논의에 포함되면 탄핵에 찬성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나 새미래민주당 세력과의 연대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