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이 세계화 의 지름길"/"서구적 기법 무비판수용 곤란/우리
작품의 외국인 번역도 신중기해야" 한국문학의 세계화 를 위한 논
의가 한국문학의 세계성확보 를 위한 진정한 방향이란 무엇인가 라는
차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우창교수(고려대)는 최근 녹색평론 3
-4월호에서 평론 한국문학의 보편성 을 통해 비서양권 문학인 한국문
학이 지향해야 할 세계성을 검토했고, 이성일교수(연세대)도 계간 문
예중앙 에서 한국문학의 번역에 대한 문제 를 통해 한국문학번역을 반
드시 외국인이 해야 한다는 기존의 편견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펜클럽과 조선일보사 공동주최로 지난 1월말 경주에서 해
외 한국학학자 및 번역가 초청 국제세미나 가 열린 이후 문단내부에서
우리 문학의 국제적 보편성확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는 것을 반영한다. 펜클럽세미나에 논평자로 참석했던 김교수의 글은
당시 세미나에서 발표된 외국인학자의 입장을 참고로 해서 한국문학의 세
계화를 문학의 본질 에 비추어 조명하고 있다. 우선 김교수의 입장은
서양인의 관점에 부응하는 소설이 곧 세계성을 확보할 것 이라는 국
내외 문학자들의 주장을 비판한다. 김교수는 독일의 베르너 잣세교수의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 서구인의 공동관심사를 취급한 작품을 번역
해야 한다 는 충고에 이의를 제기한다. 잣세교수가 거론한 서양의 공동
관심사란 청년문화, 기술발전의 문화적 조정, 가족이나 역사 피구속성
과 같은 전통적 가치의 파괴 등이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우리사회
의 청년문화, 기술사회현상등은 서구와 비슷할지는 몰라도 그것의 모사증
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교수는 이문렬씨가 프랑스에서 거
둔 성공에 대한 패트릭 모리스교수의 평가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모리스
교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 성공한 것과 관련, "교훈적인 언
술없이, 서술의 움직임 속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이 지적에서 교훈적 요소의 배제 를 문제삼는다. "서양의
독자가 작품에서 도덕적 요소를 혐오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받
아들이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인가"라고 묻는다. 따라서 김교수의 지적
은 서양화가 곧 세계화가 아니다 라는 원론을 재환기시키면서, 자칫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한국의 창작이 한국적 특수성에 입각한 문학의 보
편성 을 상실할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이성일교수는 그동
안 고전시가와 근대시를 영역했던 체험을 토대로 "번역은 두 언어권 사
이를 왕래하는 역자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두 언어권의 시상이 합일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면서 "그것은 시적 순간이고, 나름대로 창조를 하는
시작의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교수는 영역의 경우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만이 더 나은 번역을 할 수 있다는 것 을 편견이
라고 보면서, 번역소개의 모범답안으로 거론되는 외국인과의 공역에 대해
서도 새 관점을 제시한다. 이교수는 "한국어와 문학에 인연을 맺은 외
국인도 많지만 전적으로 그들의 번역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우리문학
의 해외소개를 전적으로 그들의 능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해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