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정부,사용금지 권고/"강한중독성 마비증 등 유발"-독 보건부/
"포유동물에 전혀 무해하다"-제약사/"WHO에서 공식통보 없어"-보사
부 인체 무해 를 표방하며 국내외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피
레스로이드계 모기약, 모기향, 바퀴약 등 가정용 살충제가 신경조직 마
비 등 치명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독일연방 보건부
와 환경부가 국민들에게 사용금지를 권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독일 최대
일간지인 빌트지와 주간지 슈피겔 등은 피레스로이드에 중독돼 치료중인
환자가 이미 1만명을 넘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울YMCA는 17일
이와관련,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모기향 중독 환자가 발견됐으나, 살충
제생산업체와 보사부는 이들 살충제의 유해성 검증이나 대책마련을 위한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제약사들은 유해성 여부가 검증될
때까지 제조를 전면 보류하라"는 성명을 발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독일연방 보건부는 지난달 4일 "가정용살충제의 원료로 쓰
이는 피레스로이드(Pyrethroid)계열 화학물질이 강한 중독성이
있으며 초기증상으로 신경마비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
고 "가정, 특히 거실과 침실에서는 살충제 사용을 하지 말 것"을 강
력히 권고했다. 독일연방 환경부도 "피레스로이드 계열의 화학물질은 생
태계뿐만 아니라 인체내에도 축적돼 두통 메스꺼움 현기증 결막염 등 부
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물질이 뇌와 척수에까지 영향
을 줄 수 있으며 생후 9개월 미만의 아기에게는 면역성 약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연방 ARD국영방송은 "제조회사 영업
간부조차 사용을 꺼리는 가정용 살충제의 사용을 금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피레스로이드 원액 전량을 수입, 18개 제약업체
에서 34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일부 제품만이 밀폐된 공간에서
는 사용치 말라 는 간단한 경고문을 써넣는 데 그치고 있다. 이와관련
, 서울YMCA는 지난 4일 문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모제약사의 모기향
을 머리맡에 피워놓고 잠자던 하희숙씨(40.여.인천시 북구 일신동)가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 구역질, 전신마비 증상을 일으켜 인근 평화의
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YMCA는 모기약
피해접수 창구를 정식 개설, 피해 신고를 받아 집단소송 등 강력히 대
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대해 제약사들은 "피레스로이드계는 포유동물에
는 전혀 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앙대 의대 장
임원교수(예방의학)는 "피레스로이드 등 살충제가 접촉성 피부염과 호흡
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11개월 된 영아가 경련과 구토
를 일으켰다는 외국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보사부는 작년 8월 한국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가정용살충제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자료를 받고서도
"세계보건기구(WHO) 등으로부터 공식통보를 받은 게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우제-이하원기자
입력 199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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