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의정시찰을 명목으로 외유에 나섰던 국회의원이 사 갖고 들어
와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루이13세」는 술도 고급일 뿐만 아니라 빈병값
만도 수만원짜리.

프랑스 레미마틴사에서 코냑 지방 그랑드상파뉴 지구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유니프랑종 포도로 빚어낸 코냑의 일종으로 면세점 가격을 기준,
70여만원선(9백30달러)이지만 시중에서 구입하려면 1백만원을 훨씬 넘게
줘야 한다. 이 때문에 이 술은 「먹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두고 보기위
해」더 애용되고 있다.

코냑은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을 증류한 뒤 주령이 낮은 술과 높
은 술을 섞어 만드는 브랜디의 일종.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나오는 브랜
디가 워낙 유명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일반적으로 브랜디는 오크통 속에서 몇년이나 숙성시키느냐에 따라
쓰리스타, VSO, VSOP, 나폴레옹, XO, 엑스트라급으로 나누는데 레미마틴
사의 경우 5년 이상된 원액을 사용한 코냑이 VSOP, 20년 정도된 원액을
사용하면 XO급이다. 오래될 수록 값도 비싸져 한단계 올라갈 때마다 두
배정도씩 값이 올라간다.

「루이13세」의 경우는 엑스트라급보다 더 좋은 코냑으로 굳이 등급을
붙이자면 초특급. 크리스털로 만든 병 목부분에 14K 도금, 혹은 진짜
14K금으로 장식이 둘러져 있다. 또 병마개 안쪽에는 손으로 새긴 일련번
호가 적혀있고 이 일련번호와 함께 진품을 보증하는 양피지에 적힌 보증
서가 함께 따라 다닌다. 「루이13세」는 크리스털 빈병도 남대문시장에서
약 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렇다면 「루이13세」가 가장 비싼 술인가. 그렇지 않다. 일본 강담사
에서 펴낸 '96 세계 명주사전에 보면, 「루이13세」의 가격은 16만엔(1백
20만원). 하지만 하인사의 「탈렌트」(50만엔·3백70여만원)를 비롯,꾸르
브와제사의 「꾸르브와제JL」(30만엔·2백20여만원) 사마렌스사의 시걸(25
만엔·1백80여만원)등 만만치 않은 가격의 명주 10여종이 나와있다.

그러나 오래전 바다에서 침몰된 선박에서 인양된 술이나 고성의 지하
창고에서 발견된 오래된 술 등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술값은 이
런 술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