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식량을 원조받기 위해
식량부족상태를 실제보다 왜곡 과장해 홍보하고 있으며 외국으로부터 받은
곡물을 군량미로 전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북한정세에 정통한 한
서방외교관에 의해 제기됐다.
11일 관계당국이 입수, 공개한 한 서방외교관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에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나 서방 TV에 보도된 북한주민들의
굶주린 모습은 북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평양에 수년간 근무한 이 외교관은 보고서에서 『북한인들이 모두가
식량부족사태에 대해 똑같은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은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물샐틈 없는 유선방송망으로 교육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교관은 『최근 북한의 일부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고 많은 주민들이
영양부족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식량난이 기아재난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북한은 식량부족사태를 국제사회에 왜곡
과장홍보하고 있으며, 또한 세계언론이 이를 그대로 인용해 지나치게
확대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군부가 입김이 세고 안보위기를 강조해옴으로써 북한의
전쟁비축미들은 일반용으로 전환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으며, 매년
추수가 끝날때마다 햇곡식으로 대체되어 보관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의 경우 수확량의 약 4분의 1이 유통과정에서 중간에
착복되어 금년에는 대부분의 들판에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면서 『군대가 경작은 물론 수송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