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서열 26위인 서관히(71)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가 지난 9월 중순 평양 시내에서
공개 총살을 당했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6일
베이징(북경)발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을 방문한 뒤 베이징에 온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서와 함께 북한
김정일의 친위조직인 [사회주의
로동청년동맹](사로청) 간부 3명 등 17명도 같이
처형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양 중심가의 [통일거리]
부근 언덕 위에서 2만∼3만명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재판후에 처형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서는 농업 정책의 최고 책임자로 북한의 농업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와,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비서와 친분 등이 처형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한에서 그동안 강도 살인 등의 중죄인에 대해선 공개
처형하는 일이 있었으나 권력 핵심부인 노동당 비서가
이같이 공개 재판을 통해 총살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북한 사정에 정통한 일본 소식통은 {김정일이
10월8일 총비서 취임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전국적으로
당 검열사업을 벌였으며 이를 통해 수백명이 공개 처형
또는 숙청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공개 처형에 서관히 외에 이봉원 전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피창린 전 평남도당
책임비서, 김기선 전 개성시 당 책임비서 등 고위 간부
3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서 등 당 간부 4명을
[미 제국주의와 남한의 조종을 받아 조직적으로 북한
농업을 파괴한 고정 간첩]으로 몰아 공개 처형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사로청 간부 15명은, 사로청 외화벌이 상사원들이
해외에서 남한측 인사들에게 포섭돼 김정일 체제 타도를
기도했다는 죄목의 이른바 [무장대 사건]에 연루돼
처형됐다고 그는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사로청 위원장
최용해와 김정일의 인척 장성택도 부하들로부터 뇌물을
상납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나 최는 아버지 최현이 빨치산
투쟁을 한 공로가 참작돼 위원장직에서 해임만 되고
처형을 면했으며 장 또한 김정일의 처남이란 점 때문에
무마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난 6월에도 중앙 검찰소(고등검찰청에 해당)
당 책임비서 등 15명이 체제 전복을 꾀했다는
죄목(간첩단 사건)으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동경=이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