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의 석성인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차산성(사적 234호)에서
'한나라 한', '글월 문', '우물 정'등의 명문을 새긴 기와조각 30여편과
백제-신라계 토기등 3천여편의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설명:한자를 좌서(글자의 좌우를 반대로 쓴 것)한 명문이 돋을새김된 기와조각.
명문을 새긴 토기에는 돋을새김된 '한'자가 가장 많았는데, 학계는
신라가 6세기 이후 한강유역을 장악한 뒤 이 지역에 설치한 한산주의
'한'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지난 9월부터 발굴작업을 해온 국립문화재연구소 아차산
성발굴단(책임연구원 이명희)은 성벽과 성 내부 건물지에 대한 수습조사
에서 백제계열의 삼족토기, 서기 6세기 신라의 굽이 있는 접시 등 2백여
점의 토기편이 출토됐다고 말했다.
한병삼 전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성벽의 외벽을 지지하기 위해쌓은 보
축시설이 안압지의 호안(저수지 벽이 무너지지 않게 돌로 쌓은 시설)과
유사하다"며 "이는 산성을 신라가 최종적으로 보수-사용했다는 증거"라
고 말했다.
발굴단은 "이번 발굴은 6세기 이후 신라가 한강유역을 장악했음을 알
리는 결정적 사료"라며 "성벽의 적심(성 내벽과 외벽 사이에 돌과흙으로
다진 공간)과 내부 건물지를 발굴하면 아차산성을 애초 누가 쌓았는지와
한강유역을 둘러싼 삼국의 각축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