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북한외교관 김동수씨 부부는 18일 귀순기자회견에서 북한 식량난
에 대해 "공화국 창건이래 최악의 상태"라면서 "현체제로는 그 어떤 자
구책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가 관계기관 조사과정에서 진
술한 내용과 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분야별로 요약한다.

◆북한실상

식량난 해결은 농업 하부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으며, 특히 첫 수해가 난 95년에 사망자가 많았다.

2백80만명 사망설은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중국언론에서 보도된 것

을 인용해한 말로, 확인은 되지 않았다.


사진설명 :
귀순한 북한 외교관 김동수씨가 가족들과 함께 1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양도 식량사정이 어렵다. 아파트내 욕조나 베란다에서 토끼 닭 등
가축을 기르는 집이 많고 화장실에서 돼지를 키우기도 한다. 유류난으로
단전-단수가 빈번하며, 세수한 물을 세탁용으로, 또다시 화장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겨울내내 목욕을 하지못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많다. 외
교부 제1부부장인 강석주도 자동차 운행제한으로 인해 15분 정도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할 정도이다.

◆식량 외교
4자회담은 식량확보가 최우선이다. 작년말 외교부에서 하달한 FAO대
표부의 '98년 활동방향'에 따르면, ▲미국에 대해 4자회담을 지속적으로
진행시키면서 식량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활동할 것 ▲일본에 대해서는
북한에 자진 접근토록 유도, 식량지원에 나서도록 하되 고자세를 취할
것▲유럽연합(EU)국가에 대해서는 식량지원을 유도하고 남한이 국제기구
를 통해 식량지원에 동참하도록 노력할 것 등이다.

95년 수해때 김정일은 "다른나라도 자연재해로 식량지원을 받는다.우
리도 식량지원을 받을 명분이 있다"며 공개 식량외교 추진을 지시했다.
국제기구 요원들과 면담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되는 식량관련 통계자료는
더 많은 지원을 위해 과장됐다. 때문에 국제기구들의 명확한 현장조사가
필수적이다.

◆북한 해외공관 마약거래
각 해외공관에 1년내지 1년반동안 운영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때문에
외화벌이와 운영비 조달을 위해 마약거래는 물론, 외교관 신분을 이용
한 불법상거래를 일삼고 있으며, 이같은 행위가 주재국 당국에 적발돼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FAO주재 북한대표인 김흥림도 지난 96년 스웨덴주재 대사시절 인근
국가에서 술, 담배 등을 대량 반입, 판매하다 스웨덴 당국에 적발돼 대
사관 직원 3명과 함께 추방됐다. 김은 FA0주재 대표부로 부임한 뒤에도
면세담배를구입, 시중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4천달러 정도를 벌어 직원들
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작년 3월쯤 루마니아주재 공관원 3명이 상자당 50보루가 담긴 외교관
용 면세담배 13상자를 구입, 대사관버스를 이용해 불가리아로 가져가 판
매하다들켜 담배는 물론이고 버스까지 압류당했다.

(김인구-최홍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