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대학생 시절 아라발 연극을 처음으로 본 뒤 강한 매력을 느껴서
전공까지 하게 됐어요. 일단 81년 희곡 23편을 번역해서 출간했고, 뒤이
어 10여년 동안 다시 번역에 매달려 이번에 7권짜리 전집을 내게 됐습니
다.".
'공황연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아라발 작품 50편을 번역, '아라발희곡
전집'(고글출판사)을 펴낸 김미라 부산동의대 불문학과교수. 아라발은 스
페인 출신으로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전위적 희곡작가다. 인간의 원
시적 감정인 공포와 불안을 기괴한 무대 언어로 형상화, 이미 프랑스 현
대연극의 큰 별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는 아라발을 파리에서 두 차례 만났고, 이번 한국어판 출간을
앞두고 "내 작품은 모두 당신 것"이란 친필 편지도 받았다.
아라발의 공황연극은 사뮈엘 베케트, 이오네스코가 주도한 부조리연극
의 뒤를 잇는 실험연극의 대명사다. 아라발은 자신의 공황연극을 가리켜
"돈키호테의 몽상과 카프카 소설의 환상이 뒤섞인 제의를 연극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 교수는 "초현실주의적 분위기로 인간 내
면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현실도 다룬 그의 작품이 이번 번역을 계기로
국내 극단에서 자주 공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박해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