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스칼, 게임 즐기던 친구 부탁 받고 연구 시작 ##.
♧ 주사위 두 개를 던졌을 때 그 합이 12를 넘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
바이킹 시대 노르웨이와 스웨덴 사이에 항시 소유권 분쟁이 일어났던 조
그마한 섬이 있었다. 노르웨이 왕 올라프(Olaf)의 영웅담에 의하면, 어
느날 올라프 왕과 스웨덴 왕은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그 합이 큰 쪽에
서 그 섬을 영구 소유하기로 했다. 스웨덴왕이 먼저 던진 결과 주사위는
둘 다 6이 나왔고, 올라프 왕 역시 둘 다 6이 나와 재시합을 하게 되었
다.스웨덴 왕은 두번째에도 둘 다 6이 나와 도저히 질 수가 없는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올라프 왕이 신의 도움을 빌며 주사위를 던지자,
주사위 한 개는 6이 나왔고 또 한 개는 반으로 쪼개지면서 6과 1이 나와,
합이 13이 되어 올라프 왕이 그 섬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주사위를 도박 게임 등에서 무작위 도구로 사용할 때 각 면의
확률은 1/6이라고 가정한다. 17세기 프랑스의 도박꾼 드미어(Chevalier
deMere)는 주사위를 네번 던져 6이 한번이상 나오면 이기는 도박에서 상
당한 재미를 보았다. 재미를 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1-(5/6)⁴=0.51775이기 때문이다.
주사위 게임에 맛들인 드미어는 주사위 두 개를 24번 던져 6·6이 한
번 이상 나오면 이기는 도박도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나 자신이 잃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 게임의 이길 확률이 1-(35/36)24=0.4914임을 알 수
없었던 드미어는 그의 친구이자 당대의 석학이었던 파스칼에게 이 주사
위 문제를 물어보았다. (서양에서는 이와 같이 실생활에서 야기되는 문
제들을 수학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해결한 사례가 많다.) 파스칼은 이
간단한 주사위 문제를 연구해 확률론의 기초를 세우는데 기여했다.
드미어가 당시 사용했던 주사위가 과연 1/6의 확률로 공정한 결과를
내는 기구였는지 물어보는 것은 정당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파스칼
자신이 이 질문을 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주사위의 확률이 정확
한가의 여부를 테스트하는 통계방법은 파스칼이 기초를 닦아놓은 확률론
의 발전과 함께 칼 피어슨 등에 의해 약 250년 후에야 개발되었다.
주사위의 확률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스위스의 과학자 울프(Wolf)는
한 개의 주사위를 10만번 던지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1이 1만6632번,
2가 1만7700번, 3이 1만5183번, 4가 1만4393번, 5가 1만7707번, 6이 1만
8385번 나왔다. 이 실험 결과를 통계 방법에 의해 분석하면 실험에서 쓴
주사위의 각 숫자가 나올 확률은 1/6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
다. 아마도 주사위 자체가 불균형하거나 무려 10만번을 던지는 동안 주
사위가 변질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카지노에서는 1/2000인치까지 치
밀하게 만들어진 주사위를 수백번만 사용한다. 1919년 브라운(Brown)은
9900번의 크랩 게임을 한후 미국 수학회 월간지에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의 승률은 크랩게임의 수학적 확률에 아주 가까운 것으로 이 게임에서
쓰인 주사위가 공정했다고 할 수 있다.
공정한 주사위라면 보통 정다면체 모양의 주사위만을 생각하게 된
다.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Euclid)는 3차원에서 가능한 정다면체는
정사면체,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그리고 정이십면체, 이상 다
섯 종류 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1989년 미국의 수학자 다이아
카니스(Diaconis)와 켈러(Keller)는 이 다섯 종류의 정다면체 이외에도
공정한 주사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면체가 무려 25종류나 더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컴퓨터로 주사위 게임을 할 때는 1과 6 사이에서 무작위로 한 숫자
를 나오게 하는 방법을 쓰는데 각 숫자의 확률이 1/6이라고 믿기 어려운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아마도 각 숫자의 확률이 1/6인지를 테스트하는
통계 분석은 없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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