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공화당 후보지명전에 나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동양인들을
비하하는 '구크'(gook·황인종)라는 단어를 사용,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는 19일 매케인 의원이 회견에서 베트남전 당시
자신을 체포한 베트남 군인들을 가리켜 '구크'라고 말했으며 이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서 반 매케인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케인 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유세 도중인 지난 17일에도
"나는 구크들을 증오하며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 그들을 증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베트남전 당시인 67년 10월 전투기 비행 도중 베트남 북부에서
격추된 뒤 악명높은 '하노이 힐튼' 포로수용소에 5년간 수용돼 심한 고문을
당했으며, 그 후유증으로 지금까지도 팔을 완전하게 사용할 수가 없다.

그의 발언에 대해 '소수민족 차별 철폐를 위한 중국인들 모임'의 다이앤
친 사무국장은 "어떤 나라에서도 지도자들이 인종적 편견을 담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위한
미디어 액션 네트워크'의 가이 아오키 회장도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인에게
'니거'(nigger·검둥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에 대해 "그것은 (전체 동양인이 아니라) 포로수용소의
간수들을 지칭한 말이었다"면서 "그들이 우리들을 때리고 고문했기 때문에
일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 단어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