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 국내 캐릭터 업계에서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나의 컨텐츠를 출판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이센스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하는 것.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당연한'
사업 전략 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캐릭터 시장을
둘러싼 인력, 자본, 마케팅 등 주변환경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우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텔레비전 만화 영화 '마일로의 대모험'이
가장 대표적인 최신 경우다. 개미 마일로, 쥐며느리 두루두루, 풍뎅이 풍장군
등 귀여운 분위기의 곤충 캐릭터가 100여종으로, 두산 동아, 삼립 식품, 롯데
삼강 등 70여개 업체가 라이센스를 샀다. 상품으로 나온 것은 애니메이션 북,
그림책 같은 출판물에서 수첩, 손거울, 가방, 빵, 아이스크림 등 200여종. 이
회사 강한영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캐릭터 상품을 염두에 뒀다"며 "캐릭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방송이 나간 직후 라이센스 설명회를 열었고 주인공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먼저 개발한 뒤 멀티 유즈로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주)드림캐치는
지난해 12월 '한일 캐릭터쇼'에서 물방울 이미지를 의인화한 캐릭터 '핑크
아루'를 선보인 뒤 지금 20여개 업체가 문구, 봉제 인형 등 캐릭터 상품을
내놓고 있다. 현재 200여종의 파생 캐릭터로 게임 소프트 웨어 개발,
애니메이션 기획을 동시에 추진 중. '캐릭터 자체를 TV로 광고한다'는
이례적 전략을 동원, 세종대와 출판 만화 공동제작에 들어갔다. 김대곤
사장은 "포케몬, 키티 등 외국산 캐릭터가 국내 시장 95%를 잠식하고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국, 미국, 벨기에 3개국 합작의 종합 영상회사 나이트스톰미디어(NSM)는
'태권도 캐릭터'를 이용,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NSM은
대한태권도협회와 공동으로 캐릭터를 개발, 극장용 애니메이션, 13부작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 중이며 협력사인 미국 폭스 패밀리
월드와이드의 배급망을 통해 전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TV애니메이션은
올해 9월 시드니 올림픽 시즌에 맞춰 시작할 계획. 폭스 패밀리 월드와이드 사
엘리 데클 마케팅 부문 사장은 "태권도는 어린이에게 모험과 용기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우리와 지향점이 일치한다"며 "미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