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는 이름처럼 참 못생겼다. 동면을 5개월 넘게 하는 잠꾸러기라
'잠퉁이'로 놀림받다가 붙은 이름이라 한다. 짱뚱어 깡뚱이라고도
부른다. 이 망둥이과 생선은 개펄에 살며 허파로 숨을 쉰다. 턱 밑
지느러미로 기어다니고, 옆지느러미를 써서 뛰어 오르기도 한다. 이
천덕꾸러기가 어느덧 별미가 됐다. 햇빛을 쏘이며 사느라 비린내가 없어
전남 남해안에선 탕, 전골, 구이, 횟감으로 사랑받는다.


사진설명 :
왼쪽부터 메생이탕, 짱뚱이탕, 떡갈비. /이기룡기자 krlee@chosun.com

서울 논현동 삼호짱뚱이(02-547-1416)에선 제 철 맞은 짱뚱이 요리를

낸다. 장마철 갓 지난 여름부터 물이 올라 9~10월을 최고로 친다.

탕(8000원)은 조리법이나 맛이 추어탕과 흡사하지만, 흙냄새가 없어 더

구수하고 개운하다. 짱뚱이를 갈아 된장과 양념에 버무린 뒤 멸치·다시마

국물에 끓인다. 고기를 갈지 않는 전골은 2만5000원.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으로 잘 알려진 준치로는 무침(1만원)을 차려
참기름과 함께 밥에 비벼 먹게 한다. 비린 내 없이 부드럽고 감쳐드는
맛이 속담 그대로다. 유난히 많은 가시를 일일이 뽑아내느라 품이 많이
들고, 워낙 귀해 대지 못할 때도 있다.

목포 출신 김명훈(41)씨가 흑산도에서 직접 떼오는 홍어로는 홍탁삼합
(15만원)을 차린다. 잘 삭은 홍어를 돼지 편육과 함께 묵은 김치에 싸
먹고, 걸쭉한 막걸리를 곁들인다. 냉온 연경이 상생하는 일미다. 파래보다
더 고운 메생이에 굴을 넣어 끓이는 탕(1만원)은 최고 술국. 점심엔
짭짤한 15찬으로 남도백반(5000원)을 낸다. 젓갈 8가지를 갖춰 놓고
매일 두가지씩 올린다. 80석, 예약 필수. 일요일에도 영업한다.

( tjo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