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보가 '일제 때 검찰 서기를 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부친이 독립투사를 탄압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는 등으로 이
총재를 공격, '정쟁 중단' 중이던 여야관계에 다시 불을 질렀다.
격분한 한나라당은 31일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방문때 어린 시절
일본인 담임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요타입니다"라고 인사했다는
일본 신문 기사를 공개하며 반격했다. (편집자)


7월 30일자 민주당 당보는 3면에 김희선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회창 총재 부친의 친일 의혹을 제기했다. 당직자인 인터뷰 질문자가
먼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부친은 일제시대 검찰 서기를 지냈고,
광복 후 검찰에 특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총재는 대법관을
거쳐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냈고, 현재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데…"라고 질문했다.

김 의원은 이에 "이 총재 부친이 일제 말기에 검찰서기를 했다면,
독립투사를 탄압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며 "일제시대 지식인의
소명은 마땅히 독립운동이었다. 이런 점에서 이 총재의 부친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질문자가 "좀 더 부연하면?"이라고
말하자, 김 의원은 "이 총재는 대통령에 출마하기 전에 부친의 일제하
친일 행적에 대해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하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보는 이와는 다른 좌담회를 통해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을
죽일 때 하수인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나서지만, 그 뒤엔 박정희를
비롯한 친일파가 있었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격분했다. 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이
총재가 친일혐의를 받고 있는 아버지의 예산 생가를 2억원이나
들여 복원하는 것은 반민족적 행위라는 항의전화가 있었다"고 공격할
때만 해도 소극 대응했으나, 민주당보에 대해서는 폭발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31일 김 대통령의 목포상업학교 일본인
담임선생 무쿠모토 이사부로(81)씨 인터뷰가 실린 일본
아사히신문(2000년 10월 14일자)을 제시했다. 아사히신문 기사에
따르면, 그 담임선생은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된 뒤에도
내일(방일의 뜻)할 때 전화를 걸어 일제 때 창씨개명한 일본이름을
일본말로 '선생님, 도요타입니다'라고 말해 한편 감격했고 한편
어색했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거짓말로 드러난 야당총재 부친의 흠집내기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이 과연 제 정신이냐"고 묻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일본이름으로, 일본말로 인사를 하는 존일파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일본 방문시 일왕을 천황폐하로 불렀다"고
지적하고, "민주당보에서 민족정기를 되찾고 친일파를 쫓아내야 한다는
김희선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제일 먼저 대통령을 쫓아내야 되는 역설이
성립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