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성남 일화-대전 시티즌의 슈퍼컵과 오는 17일 아디다스컵 조별리그가 개막되면서 프로축구가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난다. 해외 전훈과 국내 합숙훈련 등을 통해 겨우내 전력을 가다듬어 온 각 팀들의 투지가 벌써부터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선수들의 물갈이도 있었고, 연봉협상을 둘러싼 진통도 있었다. 과연 올시즌엔 어떤 팀이 두각을 나타낼까. 10개 구단의 전력을 점검해 본다.

◆불안한 출발

지난해 정규리그 꼴찌에 머문 대전은 안팎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밖으로는 연봉협상의 홍역을 치르면서 표출된 선수와 구단간의 불신이 문제고, 안으로는 선수 부족이 걱정거리다.

연봉협상으로 인한 팀의 파국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모기업 계룡건설측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선수나 코칭스태프 모두 사기가 저하된 상태다. 또 등록선수가 보통 40여명에 이르는 타 구단에 비해 10명이나 적은 31명의 전력으로 1년을 버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주전 선수의 이적이나 부상을 더하면 실제 가용한 인원은 20여명으로 떨어진다. 이태호 감독의 한숨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단 대전은 연봉협상을 마무리지은 다음날인 1일부터 막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대전은 아디다스컵 개막에 앞서 10일 성남 일화와 슈퍼컵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올 한해를 맞는 대전의 무기는 선수들간의 유대감이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지만 '큰일'을 치른 동료애를 발휘해 올시즌을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팀 전력상황

선수층이 가장 엷은 포지션은 공격수 자리. 팀의 간판이자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은중(23)이 버티고 있지만 또 다른 주전 공격수인 성한수(26)가 8억원에 전남으로 트레이드돼 공격력의 공백이 우려된다. 공오균 탁준석 등이 남아 있지만 파괴력에서 타 구단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

또 하나의 스타 미드필더 이관우(24)의 계속되는 부상도 대전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이관우는 지난달초 중국 전지훈련 때 가진 연습경기중 오른 발목을 다쳐 현재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진에는 군에 입대한 신상우(26)를 제외하고는 김정수(27) 김성근(25) 장철우(31) 콜리(27) 등 변동이 없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 전력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충분한 재정적인 뒷받침은 없었지만 '쓸만한' 신인선수들을 7명 정도 보강했다. 김광선(19)은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 유소년팀에서 뛴 선수로 올해 활약이 기대된다. 또 지난해 FA컵 아마돌풍의 주역인 한국철도 출신의 이광진(30)도 가세했다. 용병으로는 카메룬 출신의 공격수 샴의 합류가 예상돼, 팀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인다.

◆사령탑

연봉협상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의 중재자로 최선을 다한 이태호 감독은 '사퇴의지'까지 표명하며 대전의 미래에 대해 고민중이다. 그러나 선수들을 설득하며 '협상테이블'에 앉힌 까닭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태호 감독은 "사실상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기도 힘든 전력"임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 상황에서는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 cl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