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스티네이션 기법으로 제작된 각종 인체표본을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인체 표본은 개별 장기뿐만 아니라, 인체의 절단면도 전시된다.


인간의 영혼을 담은 몸은 과학·예술·인문의 오랜 화두였다. 그러나
인체의 신비로움과 비밀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
등 특수한 사람들만이 누렸던 특권(?) 이었을 뿐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문외한'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그 인체가
일반 사람들에게 문을 열고 신비한 세계를 엿보게 해준다.

독일의 해부학자 군터 본 하겐스 박사의 '프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
연구소'가 만든 인체 해부 표본 '인체의 신비전'이 오는 17일부터
국립서울과학관(창경궁 옆)에서 내년 3월2일까지
열린다(www.bodyworlds.co.kr).

이 전시회는 실제 인체의 해부 표본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하는 전시회로,
97년부터 런던·스위스·일본·독일 등11개 도시에서 열려 850여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았다.

인체 해부 표본이 예술품의 형태로 전시될 수 있는 데는 시신을 특수하게
보존 처리하는 '프라스티네이션' 특수 기법이 있어서 가능했다.

우리 몸의 70%는 물·혈액 같은 체액 등의 유동체(流動體)로 구성돼
있다. 프라스티네이션은 우선 시신의 체액을 아세톤으로 교체하고, 이
아세톤이 특수 플라스틱 물질과 반응하게 하여 시신의 체액 공간을
채우게 한다. 그런 후 아세톤을 진공상태에서 제거하면 플라스틱 물질은
시신에 골고루 메워지고, 결국에는 밀랍인형 같은 플라스틱 인체 표본만
남는다. 가공 과정에 따라 뼈·신경·혈관 등만 분리한 표본도 제작된다.
인체 표본은 사후(死後) 신체 기증자의 것이다.

이처럼 첨단의학으로 제작된 인체 표본은 신비롭다. 두뇌에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이는 말초신경까지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뇌의 무게를
느끼면서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장기와 병든 장기도
비교 관람하면 건강의 소중함을 환기할 수 있다. 흡연자의 폐를 기존의
모형 장기나 영상 자료가 아닌, 실제 장기를 직접 눈으로 봄으로써,
흡연의 유해성을 일깨워 준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의 몸을 알고
존중하게 여기는 계기가 된다.

독일 카셀대학 조사에 따르면, 유럽 전시 이후 관람객의 9%가 담배와
술을 줄였으며, 25%가 운동을 통해 건강을 다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난다.

●프라스티네이션 기법이란

우리 몸의 70%는 물 ·혈액 같은 체액 등의 유동체(流動體)로
구성돼 있다. 프라스티네이션은 우선 시신의 체액을 아세톤으로
교체하고, 이 아세톤이 특수 플라스틱 물질과 반응하게 하여
시신의 체액 공간을 채우게 한다. 그런 후 아세톤을 진공상태에서
제거하면 플라스틱 물질은 시신에 골고루 메워지고, 결국에는
밀랍인형 같은 플라스틱 인체 표본만 남는다. 가공 과정에 따라
뼈 ·신경 ·혈관 등만 분리한 표본도 제작된다. 인체 표본은
사후(死後)신체 기증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