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고등학교의 시험 문제는 보통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나뉜다.
객관식은 보기 중에서 답을 선택하는 문제이고, 주관식은 정해진 답을
직접 써내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어사전에서 '주관'의 말뜻을 찾아보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주관이란 '자기만의 생각 또는 자기만에 치우친
생각'이라고 나와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일상에서 주관이라는 말을
'개인만의 독창적 생각'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지 않는가. 시험이 끝나고
'주관식 답이 뭐야?'라고 묻는 모순인 것같다. 주관식 문제란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독창적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되어야
한다. 답을 선생님이 미리 정해놓고 그의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는 것은 이미 '주관식'일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한 선생님이 몇백명이나 되는 학생의
독창적 답을 채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지금의 방식대로 해나가려면
'주관식'이라는 용어를 '단답형', 또는 '서술형'이라는 용어로
바꿔야 할 것이다. 비록 사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우리말을 바르게 가꾸어
나가는 일은 이런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李瑞娟 17·고등학생·서울 서초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