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레의 선구자 임성남(林聖男·본명 임영규·73) 전 국립발레단
이사장이 25일 오전8시20분 별세했다.

1962~92년 국립 발레단 단장을 지낸 임 이사장은 해외 명작 발레를 국내
무대에 들여오는 한편 한국 창작 발레를 안무하고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는 등 한국 발레 발전의 기초를 닦았다. 서울에서 출생, 전주
사범학교를 나온 임 이사장은 16세에 발레를 배우기 시작, 50년 '서울
발레단'의 '인어공주' 등 무대에 섰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서 '청년 발레단'을 창설하며 활동하다 50년대 중반 귀국,
'임성남 발레단' '한국발레단' 등을 이끌면서 57년 국내 최초로
'백조의 호수' 중 일부를 공연했다.

당시는 그가 "타이즈를 입고 춤 추자 객석에서 킬킬대는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을 정도로 발레가 낯설게 여겨지던 무렵. 62년
국립무용단 출범과 함께 단장직을 맡았으며, 이후 74년 국립 발레단
독립을 거쳐 92년까지 발레단을 이끌며 '지젤' '호두까기 인형' 등
해외 명작 발레를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 또 '춘향전' '지귀의 꿈'
'고려애가' 등 6편의 한국 창작 발레를 안무했다.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한국발레협회 회장, 예술원 회원을 역임했고
보관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행옥씨와 1남 3녀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8시 서울 강남성모병원.
(02)590-2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