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남는 것이 없다.
기아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LG에 내야수 김상현을 내주고 왼손투수 방동민을 영입했다. 왼손투수 부족에 시달리던 기아는 단비이기를 기원했다. 실제로 방동민은 지난 1,2일 광주 SK전에 이틀 연속 등판해 직구 최고시속 147km를 찍는 등 기대를 한껏 모았다.
하지만 '구세주 방동민'은 곧장 기아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2일 ⅔이닝을 던진 뒤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 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왼쪽팔꿈치 인대파열 진단을 받았다.
이쯤되면 당연히 LG쪽에 부상선수를 떠넘겼다는 의혹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아의 어처구니 없는 정보력도 도마를 피할 수 없다.
방동민은 올시즌 대부분을 주로 2군에서 보냈고 이번에 문제가 된 부위 때문에 계속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등판 횟수를 조절하고, 투구수를 제한해왔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방동민은 이달내로 수술대에 오르고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마침내 '놓친 고기' 김상현은 졸지에 아까운 유망주로 승격됐다.
기아의 한치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안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아는 지난 4월4일 개막 하루전 현대에서 포수 이재주를 현금 3억원에 트레이드해왔다. 하지만 주전 김상훈의 백업역할을 기대했던 이재주는 좀처럼 2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군 성적이 고작 4푼5리(15경기 출전 22타수 1안타 1타점)다. 진작부터 헛돈을 썼다는 말이 터져나왔다.
지난 6월16일 현대에 최익성을 내주고 외야수 요원 장정석을 영입한 트레이드는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일부에서 오른손 대타 요원 부족을 하소연하는 걸 보면 물음표를 거둘 수가 없다.
올시즌 기아가 외부에서 선수를 보강한 것은 네차례. 결국 분주하게 그물을 던졌지만 피라미들만 건졌고, 그나마 구멍사이로 모두 빠져나간 셈이 됐다.
이쯤돼서 빈손을 훌훌 털고 일어서야 할까. 그냥 지나치기엔 기아의 지금 상황은 너무 절박하다.
< 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