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투수가 대주자야."

지난 4일 잠실에서는 한화의 비밀(?) 작품에 보는 이들이 깜짝 놀랐다. LG 벤치는 고개를 갸우뚱했고, 관계자들은 신상명세표를 뒤져보느라 바빴다. 9회초 대주자로 나선 한화 김대원(24)이 몰고온 의문. 분명 시즌초 엔트리에는 투수였는데 왜 9회말부터 마운드가 아닌 2루에 어색하게 서 있었을까.

내막은 이내 알려졌다. 2001년 투수로 입단한 김대원은 올해 5월부터 야수로 돌아선 전업 타자. 1군에서 처음나서는 수비라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지만 지금은 분명 내야수다. 이 사실을 안 LG 타자들은 "무조건 2루로 굴려"라고 약점을 찾은 듯 신났다.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고 그 흔한 2루 땅볼은 연장 11회가 끝날 때까지 1개도 나오지 않았다.

김대원의 비밀은 사실 지난 1일 밝혀졌다. 두산과의 경기서 9회에 대주자로 나서 정체가 드러난 것이다. 당시 두산은 김대원을 투수로 분류해 놓았다가 대주자로 나가자 깜짝 놀랐었다. 그 경기서 김대원은 이범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득점까지 했다.

하지만 알고보면 김대원의 과거는 투수가 아닌 유격수. 중앙고 시절 제법 잘하는 유격수로 평가 받고 97년 2차 6번에 지명됐다. 그러나 고려대에 진학한 뒤 3년때 투수로 전향, 올해 초까지 마운드에 선 게 비밀이라면 비밀.

한화의 김대원, 그는 이제 투수가 아닌 야수다.

( 스포츠조선 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