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기여한 천체물리학자들의
차지였다.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는 "이들은 태양·별·은하·초신성
등을 관측하고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크게 두 개의 연구성과를 수상이유로 꼽았다. 우선
절반은 일본 도쿄대 고시바 마사토시(76) 명예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레이몬드 데이비스 2세(87) 명예교수의 몫이다. 이들은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우주 중성미자(中性微子)의 존재를 규명하고,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비의 소립자'로 태양의
핵반응이나 은하계의 충돌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비스는 중성미자의 존재를 입증한 사람이다. 그는 70년대에
중성미자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직접 제작했다. 이 망원경은 기존의
망원경처럼 렌즈가 달린 것이 아니라, 무려 600여t에 이르는 커다란
탱크에 염소가 들어있는 세제를 담아놓은 장치다.
고시바는 일본의 한 폐광(廢鑛) 지하에 중성미자망원경을 설치하고,
우주의 중성미자를 관측해온 과학자다. 고시바는 중성미자 관측방법을 한
단계 높인 사람으로 '중성미자 천문학의 창시자'로 통한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나머지 절반은 미국워싱턴 대학연합회 소속
리카르도 지아코니(71) 회장의 몫이다. 지아코니는 X선을 관측할 수 있는
X선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한 과학자로, 허블 망원경 연구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번 고시바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일본은 2000년과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에 이어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일본은 통산 11번의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노벨물리학상은
이번이 네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