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잃은 외기러기라고 훨훨 날지 못하라는 법 있나요."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이상윤 감독대행(40). 말이 좋아 감독대행이지 구단이 최근 직함만 바꿔줬을 뿐 사실상 코치나 다름없다. 지난 6월 코리아텐더가 모기업의 자금지원이 끊기자 진효준 감독을 포기한 후 혼자서 팀을 이끌어 왔다.
이달초 구단이 해체될 위기에서 간신히 숨통을 이어 온 위기속에서도 코트밖에선 형님으로, 코트안에선 코치, 감독으로 1인3역을 마다하지 않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코트에 설 수만 있다면 이 정도 고통은 이길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농구와 연관된 시련에서 만큼은 익숙해져 있다.
지난 86년 당시 잘 나가던 삼성전자에 입단할 때까지 좋았다. 그러나 10개월뒤 상무에 입대해 혹독한 훈련을 받다 무릎연골이 파열돼 1년6개월만에 의가사 제대를 하며 코트를 떠나야 했다.
냉열장비 영업사원으로 9년을 방황하다가 농구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삼성의 지원팀장으로 6년동안 코트 주변을 맴돌았다.
삼성전자 시절 주장이던 진 전 감독의 주선으로 지난해 15년만에 지도자로 돌아와 열악한 구단 형편때문에 삐걱거리는 와중에도 그저 농구가 좋아 지금까지 견뎌왔다.
"12명의 선수가 든든한 코치이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는 이 감독대행. 프로농구 사상 첫 '나홀로 사령탑'인 그가 6강 진출의 '꿈★'을 이뤄내 좌초 위기의 '코리아텐더호'를 구조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