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아브리코소프(75), 비탈리 긴즈부르크(87), 앤서니 레깃(65)이 초전도(超電導) 및 초유동(超流動) 이론정립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공동 선정됐다고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7일 발표했다. 올해 노벨 의학상이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에게 돌아간 데 이어 노벨 물리학상도 역시 MRI 관련 분야에서 나왔다.
러시아계 미국인 아브리코소프는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아르곤 국립연구소에 재직 중이며, 영국계 미국인 레깃 교수는 일리노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러시아인 긴즈부르크는 모스크바의 레베데프 물리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초전도와 초유동은 극저온(절대영도·영하 273℃) 근처에서 발생하는 양자 물리학의 두 가지 현상이다.
초전도는 어떤 종류의 금속이나 합금을 극저온(절대영도·영하 273℃) 가까이 냉각했을 때 전기저항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전류가 아무런 장애 없이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긴즈부르크는 자기력이 물체의 표면에만 작용하는 제1종 초전도체에 관한 이론을 정립했으며, 아브리코소프는 이를 발전시켜 자기력이 물체의 내부까지 침투하는 제2종 초전도체 이론을 규명했다.
이 이론은 1950년대에 발표됐으나, 최근 초전도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초전도 물질은 발열이나 열손실이 없는 강력한 전자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의료계의 MRI장치와 입자물리학의 가속기에 이용된다. 자기부상(磁氣浮上) 열차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초유동은 액체 헬륨이 영하 270도 이하에서 갑자기 점성(粘性)을 잃고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현상을 말한다. 레깃 교수는 긴즈부르크와 아브리코소프의 이론을 받아들여 1970년대에 초유동 상태에서 발생하는 원자의 상호작용 이론을 정립했다.
이들 3인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1000만크로네(약 15억원)의 상금을 나눠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