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들은 이따금씩 할아버지나 아버지로부터 "옛날에는 축구공을 구하기 힘들어서 돼지 오줌보(방광)로 공을 만들어 마른 논바닥에서 축구를 즐겼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 옛날 얘기에 따르면 돼지 오줌보 축구공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돼지 오줌보 축구공은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 16세기부터 이미 사용됐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돼지 오줌보에 대한 얘기는 당대의 전원시인 알렉산더 버클리의 작품에 나와 있다. '어른들이 살찐 돼지를 잡고, 아이들은…(중략)…죽은 돼지의 몸에서 오줌보를 꺼내면 그 가죽이 얇아질 때까지 부풀려 안에 누에콩이나 완두콩을 가득 채우고…(중략)…발과 손으로 그 오줌보를 때리고 찰 때…'라고 버클리가 묘사한 점으로 미뤄 당시 소나 돼지의 오줌보가 널리 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돼지 오줌보에 대한 기록은 1800년대 후반까지 곳곳에서 발견되어 300년에 걸쳐 유럽 축구계를 풍미한 '공인구'가 짐승의 오줌보였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전에는 깃털이나 짐승의 털, 또는 가죽과 마른풀을 작고 둥글게 만 축구공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