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趙慶泰·36)

2002년 8월 1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는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진영의 기싸움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방선거, 재·보선의 연이은 참패를 이유로 안동선 의원(4선)이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자, 방청석에 있던 30대의 원외 지구당 위원장이 “나도 할 말이 많아. 그만 앉아”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 안 의원이 “이런 정당을 다 보겠나”라고 반발하며 탈당 입장을 밝히자, 이 지구당위원장은 “잘됐네. 빨리 나가라”고 맞받았다.

그 청년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부산에서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깃발을 꽂은 조경태(趙慶泰·36) 당선자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할 말을 참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최근 APEC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부산과 제주도가 경쟁을 벌일 때 부산출신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당선자 4명은 ‘부산’을 밀어붙였지만, 조 당선자는 “국익을 우선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80년대 말 몸담았던 학생 운동이 ‘순수성을 잃고 소영웅주의에 빠지고 있다’고 판단한 조 당선자는 조직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혼자 버스를 갈아타고 다니면서 “시민 여러분, 빨리 통일을 이뤄야 합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조 당선자는 지난 대선 당시 노 후보의 정무 보좌역을 지낸 노사모 출신이다. 이렇게 강한 정치적 개성을 가진 조 당선자는 그러나 토목공학 박사다.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고 경남고, 부산대를 졸업했고 공부를 계속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부산 사하을에서 15대 총선 때 ‘꼬마민주당’으로, 16대에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