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개발한 사정거리 3000~4000㎞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지하기지를 평안도 양덕군 등 2개 지역에 건설, 한·미 군당국의 예상보다 빨리 실전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 정보 소식통은 3일 “북한이 평안남도 양덕군과 함경북도 허천군 상남리 등 2개 지역에 지하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이며 현재 70~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특히 미 첩보위성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이들 기지에서 약 10기의 신형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발견했다”며 “이들 기지는 스커드나 노동1호 미사일이 아닌 신형 탄도미사일 기지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실전배치된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일본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에 두는 노동1호(사정거리 1300㎞)가 가장 길며, 지난 98년 시험발사된 대포동1호(사정거리 1600~2200㎞)도 아직까지 실전배치되지 않았다.

신형 탄도미사일은 오키나와는 물론 괌, 하와이 인근까지 사정권에 넣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 위협을 내세워 미사일 방어(MD)계획을 서둘러 추진하는 배경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신형 탄도미사일은 또 고정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대포동1호 미사일과는 달리 대형차량에 탑재된 이동식이어서 기동성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신형 탄도미사일은 구소련의 SS-N-6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며, 당초 지난해 9·9절 행사 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은 이 미사일 10발과 이동식 발사대 5기를 퍼레이드 준비장소인 미림비행장에만 가져다 놓고 실제로 퍼레이드에 등장시키지는 않았었다.

이 미사일은 길이 12m, 폭 1.5m로 노동1호(길이 15m)나 대포동1호(23m)보다 짧지만 사정거리는 훨씬 길어 기술적으로 진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관계 당국은 90년대 초반 개발에 착수돼 지난 2000년 한·미 정보당국에 처음으로 실체가 확인된 이 미사일이 구소련의 미사일 기술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거나 적어도 러시아 기술을 활용해 개발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