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고려궁지 등 강화도 안에 산재한 주요 유적지에 대한 복원을 추진한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댈 방법이 마련돼있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잡초속에 방치된 채 아카시아 나무때문에 훼손 우려가 있는 강화도의 미루돈대(포를 설치하는 진지).

시는 강화도를 역사와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강화지역 고려문화유적 복원사업계획’을 마련, 2009년까지 추진키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주요 사업 내용은 ▲곤릉(坤陵·강종의 비 원덕태후의 능), 가릉(嘉陵·원종의 비 순경태후의 능) 등 고려왕릉의 능역과 탐방로를 정비하고(고려왕릉 정비사업) ▲대표적 토성의 하나인 강화산성(사적 132호) 성벽안 5만여평 민간소유 토지와 가옥 49채를 사들여 성벽을 원형대로 복원하고(강화산성 정비사업) ▲몽고에 대한 항쟁시 고려의 수도로 사용된 고려궁궐의 원형을 복원하고 정원과 주차장을 조성(고려궁 복원사업)하겠다는 것.

하지만 시의 계획에 따르면 2009년까지 79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조달할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고려유적 복원사업’은 또 한차례의 ‘전시(展示) 행정’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김동기 행정부시장이 지난 달 27일 문화재청을 방문, 이같은 계획을 건의하고 국비 553억원 지원을 요청해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건의 내용이 피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점이 많아 나중에 구체적인 보고서가 들어오면 모를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