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논란에 휩싸였던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기존 얘기가 작가의 애초 의도 대로 결국 가상으로 돌려진 채 막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14일 방송된 19회분은 전국 시청률(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51.9%를 나타내 자체 프로그램 기록을 또 경신했고, '시나리오 엔딩'에 대한 찬반 논쟁은 종방(20회) 이후까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김은숙 강은정 두 작가는 15일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극 내용이 모두 현실 속 태영이 쓴 시나리오 내용이었다는 에필로그의 틀은 유지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반전을 노린 게 아니라 팬터지(기존 극내용)와 현실이 고리를 물고 반복되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고심끝에 마련한 장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에필로그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는 '박신양(기주)과 김정은(태영)의 사랑 그리고 그 팬터지에 푹 빠졌던 당신(시청자)의 사랑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 시청자의 희망을 꺾으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희망을 열어주려는 의도였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파리 재회후의 '현실속 에필로그'엔 기주와 태영 두 인물만 등장했다. 태영이 시나리오를 막 탈고한 오피스텔은 놀랍게도 현실속 기주의 오피스텔이고, 태영이 자신의 좌판을 뭉갠 운전자와 싸우다 돈을 받아내러 간 곳은 자신이 가정부로 막 취직해 컴퓨터를 빌려썼던 기주집이었다. 작가들은 드라마 1부와 거의 동일한 이같은 설정을 통해 '시나리오와 순환 구조를 이루는 현실의 사랑'을 강조했다.

이같은 작가들의 '시나리오 엔딩' 희석 노력에 일부 시청자들은 '사실상 현실로 끝맺은 거나 다름없다' '보다 극적인 결말이었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상당수는 여전히 '잔인하면서도 무책임한 결론' '펜을 가장한 칼의 장난'이란 비판적 시각을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