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단백질 분해 메커니즘. 유비퀴틴 분자들이 제거 대상 단백질에 결합하면 단백질 분해효소가 여기에 결합해 단백질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유비퀴틴 분자는 분해 직전 분리돼 재활용된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어윈 로즈와 이스라엘의 아론 치카노베르, 아브람 헤르슈코 박사는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분자가 단백질에 꼬리표처럼 달라붙어 일어나는 단백질 분해과정을 밝혀내, 잘못 합성된 단백질들이 제때 제거되지 못해 생기는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카노베르, 헤르슈코 박사는 1970년대 말 연구 안식년을 맞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폭스 체이스 암연구소에서 로즈 박사와 함께 단백질 분해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단백질 합성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간 것이다.

그 결과 1980년 유비퀴틴이 단백질과 결합해서 단백질 분해효소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어 1983년까지 단백질이 분해될 때는 유비퀴틴 분자들이 여러 개가 달라붙어야 한다는 사실과 유비퀴틴 분자들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여러 가지 효소들도 밝혀냈다.

유비퀴틴에 의한 단백질 분해는 세포에서 만들어진 단백질 중 30%에 이르는 불량 단백질 제거, 세포 분열, 손상된 DNA 수리와 같은 핵심적인 생체 과정에 관여한다. 이들 과정이 잘못되면 자궁암, 낭포성 섬유종과 같은 난치병에 걸리는데, 이번 수상자들의 연구는 이 질병들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주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유비퀴틴은 아미노산 76개로 구성된 단백질로, 1975년 송아지의 췌장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박테리아를 제외한 모든 생물체의 거의 모든 조직에서 발견됐다. 그래서 '모든 곳에 있다'는 의미의 라틴어'ubique'를 따 유비퀴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