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제학의 기본적인 이론들을 소개하지만 경제원론과는 서술방식이 사뭇 다르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경제학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이며, 그것을 배움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사고방식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바뀌어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청소년들에게 경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길을 제공하는 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내일 시험을 봐야 하는데 여자친구가 전화해 만나자고 한다. 거절했더니 "내가 더 중요해, 시험이 더 중요해?"라고 따진다. 저자는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답변이 궁해져 뒷머리를 긁게 되지만 경제학의 '한계이론'에 익숙한 사람의 답변은 다르다"고 말한다. "물론 자기가 생물학 시험보다 훨씬 중요하지. 그렇지만 시험을 앞둔 오늘 저녁의 '세 시간'에 한정해서 볼 때는 생물학 시험이 자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어." 저자는 이처럼 실생활의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가며, 경제학 이론은 삶을 지혜롭게 하는 학문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를 선택함으로 인해 다른 하나를 버리는 이른바 '기회비용' 이론은 물건 구매의 경제학을 넘어 일상의 모든 행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선택하는 신중함을 가르치는 행동윤리학이 된다. 저자는 또한 경제학이 상식을 의심하게 하고 무지를 깨우쳐줌으로써 신념이라는 이름의 독선이나 자기과신, 편견 등에 사로잡히지 않고 진정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부여한다고 지적한다.
빌 게이츠와 리처드 스톨먼을 통해본 지적재산권 고찰, 산마르코 수도원 재건비용을 대는 조건으로 교황에게서 고리대금업을 인정받은 중세 이탈리아 메디치가 이야기, 성선설을 믿었다가 실패한 마르크스의 이론이 가진 오류 등 역사의 고금에서 캐낸 다양한 사례들도 재미있다.
입력 2004.10.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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