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삼성 임창용(29)이 오른 날개를 들어올리기로 결정했다.

친정팀으로 복귀한 임창용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찍어던지기 투구폼'을 완성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화요일(25일) 밤 야수들과 함께 괌전지훈련을 떠난 임창용은 출국전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에는 스리쿼터 투구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예전에 실험삼아 던졌지만 이젠 완전히 내 폼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이드암스로인 임창용은 평상시엔 던지는 오른팔의 각도가 90도 이하로 뻗어나온다. 언더핸드스로와 비교하면 팔의 각도가 높은 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땅과 수평을 이룬다. 이른바 '찍어던지기'는 팔을 90도 이상으로 올려서 마치 스리쿼터처럼 던지는 걸 뜻한다.

'찍어던지기'는 스피드업과 관련 있다. 임창용이 팔을 들어올리면 직구 구속이 6~7㎞ 빨라진다. 평상시 140㎞대 초반인 임창용의 직구는 팔을 들어올리면 150㎞까지 속도가 올라간다.

임창용은 지난 2003년 가을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찍어던지기'를 처음 시도했다. 시험삼아 던졌는데 효과를 봤다. 이후 같은해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에서도 가끔 써먹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도 실험은 계속됐다.

임창용은 "팔을 올려서 던지면 타자들이 '이거 뭐야' 하고 놀라면서 방망이를 무의식적으로 내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유인구로 이용하곤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컨트롤이었다. 임창용은 '찍어던지기'가 알려지면서 이후에는 역공을 당했다. 투구때 팔의 각도가 조금만 높아지면 타자들이 직구임을 간파하고 오히려 노려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구속 증가에 대한 반작용으로 컨트롤이 잡히지 않는 단점이 나타났다.

어설프게 던진 게 원인이라고 생각한 임창용은 '찍어던지기'를 더욱 완벽하게 다듬기로 했다. 팔을 올린 상태에서도 직구 이외에 실전용 포크볼과 커브를 던질 수 있도록 훈련할 계획이다.

올겨울에도 FA 계약 문제로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임창용은 명예회복을 위해 변신을 시도중이다. 투구폼 변신은 그 첫 단계인 셈이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