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SK의 경기가 열린 16일 수원구장 1루측 덕아웃. 현대 선발투수 손승락(23)은 7회초까지 던진 뒤 중간계투 전준호에게 바통을 넘겼다.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한 이날 총 투구수는 119개.

손승락은 피칭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오자마자 덕아웃 한켠에 비치해놓은 얼음봉지를 오른어깨 주위에 대고 넓은 천으로 칭칭 동여맸다. 이른바 아이싱이다.

선발투수들은 거의 예외없이 투구뒤 이처럼 아이싱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어깨와 팔 부위의 체온을 낮추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선발투수는 대개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이때 집중적으로 사용한 어깨부위 근육의 체온은 40도 가까이 올라가게 된다. 근육이 팽창되면서 열이 많이 나게되는 것이다.

사람의 정상 체온은 36.5도. 아이싱을 하는 것은 해당 근육의 온도를 최대한 빨리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작업인 것이다. 체온의 정상 복귀와 함께 근육의 피로도 그만큼 풀리는 것은 당연지사.

아이싱은 부상 악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공을 많이 던지다보면 어깨나 팔의 근육이 손상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근육에는 신경세포가 거의 없어 이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이싱은 바로 손상된 근육이 악화되는 것을 정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공을 던진 뒤 통증을 느끼는 투수라면 병원에서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아이싱은 얼마동안 하는 것이 좋을까.

대개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 투수는 15분에서 25분 사이가 효과적이다. 50개 이내일 경우에는 10분 정도가 적당한 시간. 너무 오랫동안 아이싱을 하면 동상의 위험이 있다. 겉의 천을 너무 꽉 동여매는 것도 좋지않다.

아이싱후 가볍게 마사지를 해주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피로회복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국내에선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투수들의 아이싱이 보편화 됐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