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첨성대가 기울어져 있으며 앞으로 계속 기울어질 것이란 보도(본지 4일자 A1·A10면 참조)와 관련, 5일 "첨성대가 기울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문화재청은 첨성대 붕괴 우려와 관련해 "앞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지반 구조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장기계측시스템을 도입해 점검의 정밀도를 높여 첨성대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첨성대 안정성에 대한 입장'을 통해 "1940년대에 촬영된 첨성대 서측면 사진이 (원통부 돌 틈새가 벌어진) 현재와 비슷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서측면 변형은 1940년대에 이미 진행된 상태였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어 "1981년 이후 연 1~2회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광파측량기를 통해 측정된 수평·수직 변위는 약 2㎜ 이내로 측정오차 등을 감안할 때 구조적인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또 "1995년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전문가의 진단 결과 첨성대 변형은 미진(微震) 등 지반의 수평진동에 의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첨성대 4곳에 측량을 위한 '표척'을 붙인 뒤 광파측량기로 거리를 재는 문화재청의 측량방식으로는 아주 미세하게 진행되는 첨성대의 기울기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측량 시점에 따라 상당한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측량협회 관계자는 "광파측량기를 이용할 때는 측량 당시의 온도와 기압, 바람 세기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특히 측량을 하는 지점이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면서 "작게는 ㎜단위에서 크게는 ㎝단위까지 오차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첨성대의 기울어짐을 학계에 보고한 배재대 손호웅 교수는 "첨성대의 문제는 북동쪽 지반이 덜 단단하고 수분이 많아 계속적인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3차원 레이저 스캐닝' 같은 첨단 기법을 동원한 과학적이고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력 2005.07.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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