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퀴즈.
병자호란은 언제 일어났을까?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국사 교과서까지도 "1636년!" 그러나 판정은 "땡!" 정답은 "1637년"이다.
'청실록'(淸實錄·조선왕조실록처럼, 청조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청군이 조선 국경(압록강)을 넘은 날짜는 '병자년 12월 10일'이다. 그러나 서기(西紀)로 치면, 1637년 1월 5일이다. 병자호란이 발생한 '병자년'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서기 1636년 2월 7일~1637년 1월 25일까지에 해당한다.
구범진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최근 계간 '역사교육'에 기고한 논문 '역법(曆法) 문제와 한국사 서술'에서 전근대(前近代) 시대를 다룬 국사 국정교과서(공통)와 근·현대를 다룬 6종 검인정교과서(선택)를 분석했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양력과 음력이 혼용됨에 따라, 학교마다 교과서를 달리 사용할 수 있는 근·현대사 부분에서는 특히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 교수가 임오군란(1882년)~청일전쟁(1894~1895년) 14년 동안의 교과서 기록을 조사한 결과 10여 개 사건에 대한 날짜 표기가 교과서마다 달랐다. 갑오개혁 당시 군국기무처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1차 개혁 시점은 1894년 6월 25일(음력)과 7월 27일(양력)로 교과서에 따라 제각각이다. 청일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풍도해전도 1894년 6월 23일과 7월 23일로, 청일전쟁의 결과로 맺은 시모노세키조약도 1895년 3월 23일과 4월 17일로 나뉜다. 동학농민운동 서술에서도 마찬가지. 광화문상소는 1893년 2월과 3월로, 전주 점령은 1894년 4월 27일과 5월로, 동학 2차 봉기도 1894년 9월 18일과 10월로 각각 나뉜다.(날짜 빠른 것 음력, 늦은 것 양력) 어느 교과서는 동학 2차 봉기일에 대해 본문에서는 1894년 10월로, 탐구활동 부분에서는 9월 18일로 표기하기도 했다.
구 교수는 "교과서나 대중용 역사서 등에는 서기와 양력을 쓰는 방식으로 하루 빨리 통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력 2005.08.2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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