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초급 수준일지라도 어휘에 대한 사전 지식을 배제하고 지문과 대결하여 글의 핵심을 파악하는 훈련이 수시로 요망된다. 글을 접할 때 단어부터 따지는 버릇이 굳어지면 진정한 독해력은 계발되지 않고 어휘 습득에만 골몰하게 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중급 수준에서는, 어휘 학습에 선행하여 필자의 주장이 담긴 주제문 및 주요 개념 찾기, 주제문의 구체적 전개 방식 탐구, 글의 의도 및 논조 파악 등의 시도를 해야 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서만 어떤 글을 접해도 핵심적인 내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논리적 독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듣기 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우선 청취(sound attack)와 청해(listening comprehension)를 구분해야 한다. 이른바 귀를 뚫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음성 자료에 조금씩 접하기 보다는 동일한 자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같은 음성 테입을 50 번쯤 집중적으로 듣게 되면 처음에 엉켜서 들리던 소리들이 끊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하고 그 속도도 느려짐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의미이해를 뒤로 미루고 소리공략에 집중하는 것이 초급 단계를 넘어설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청취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겨서 청해를 주로 시도할 수 있는 중급 단계에서도 세부 사항 보다는 핵심 내용만을 선별적으로 파악하려는 논리적인 청해 전략이 긴요하다.
고급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부사항까지 파악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청해력 향상 시도가 실패로 끝나는 주된 이유는 앞에서 말한 단계적인 접근을 거부한 채 처음부터 세부적인 의미 이해를 시도하면서 조바심을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낮은 단계에서는 문법 및 어휘의 적용력을 높임으로써 문장 표현력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읽은 글을 요약하는 논리적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중급 단계에 이르면 문장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 및 문단들 사이의 논리적 배치에 주목하면서 문단 및 에세이 쓰기를 시도하는 한편 요약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급 단계에서는 주제에 대한 독창적 접근, 고유의 문체 시도, 비판적 사고 훈련, 다양한 배경 지식 확보 등을 통하여 세련된 글쓰기를 노릴 수 있다.
초기 단계의 말하기는 듣거나 읽은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및 묘사하기 수준에 머무는 것이 좋다. 중급 단계에서는 이해한 내용을 말로 요약하는 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연설문을 작성, 발표하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되면 말하기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고급 단계에서 비로소 논쟁 연습 및 즉흥 연설 등이 자연스럽게 시도될 수 있다. 그리고 논리성 및 설득력 면에서 교정도 이루어 져야 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흔히 말하기 능력은 실제 상황 속에서만 계발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설 읽기를 생활화함으로써 대화체와 묘사체로 된 다양한 표현을 익히는 것도 비영어권 학생들에게는 말하기 능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김영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