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6일 작년 3월 이후 관광과 통과, 상용 목적으로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비자 없이 최장 90일까지 체류하도록 했던 조치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정부도 1995년 이후 일본인 단기체류 입국자에게 적용해온 비자 면제 조치를 오는 3월부터 현행 30일에서 90일로 늘려 恒久的항구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은 190만명,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242만명이었다. 일본인 대상 韓流한류시장은 드라마 '겨울연가' 한편의 경제적 파급효과만도 2300억엔(1조9000억원)에 이르는 등 전체 규모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의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 역시 만만치 않다. 이런 교류 규모에 비춰 한·일 양국간 비자 면제는 그것만 떼어 놓고 보면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할 일이고 때늦은 감마저 있다.

따라서 이번 비자면제는 양국 관계 진전의 큰 발걸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성과다. 그러나 이런 결정조차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한·일 관계를 덧나게 하는 발언 시리즈로 해서 상당부분 빛이 바래 버렸다. 아소 외상 본인 스스로가 작년 말과 불과 얼마 전 "야스쿠니 참배를 문제 삼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일왕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야 한다"는 말로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었다.

한편에선 한·일 관계를 해치는 말을 하면서, 한편에선 양국 교류를 위한다는 행동을 하니 그 진실성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이런 신실하지 못한 태도로 해서 한·일 관계는 '한·일 우정의 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해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한·일 양국 정치 지도자들은 양국 국민들 간에 싹트고 자라고 있는 우호 관계를 북돋아 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일만은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