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형제국으로 생각한다"고 말해온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54)가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2일 선정 이유서를 통해 "고향인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탐구함으로써 문명의 얽힘과 불일치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파무크가 전통적인 오스만 가족 환경에서 더욱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이 경험을 3세대에 걸친 가족 연대기에 관한 소설로 형상화했다"고 덧붙였다. 파무크는 1000만 스웨덴 크로네(미화 140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1952년 터키에서 태어난 파무크는 대학에서 건축과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첫 소설 '제브뎃씨와 아들들'(1979)로 터키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오르한 케말 소설상을 수상했다. 1985년에 발표한 세 번째 소설 '하얀 성'으로 "동양에 새로운 별이 떠올랐다"는 찬사와 함께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장편 '내 이름은 빨강'(1998·민음사)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작년에 서울을 방문했다.








▲파무크 노벨문학상 인터뷰 / (http://www.tagstory.com)에 올라온 동영상

그는 각별한 ‘한국 사랑’을 자랑하는 작가다. 지난해 5월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모부가 6·25에 참전해 어릴 적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한국의 경제 성장이 이렇게 눈부실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문화적으로 보수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서구적이고 좌파적’이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스위스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인들이 아르메니아인들과 쿠르드인 등 소수 민족을 탄압했다”고 지적했다가 ‘국가 모독죄’로 기소됐지만, 법원에서 기각 판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