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문장이 있다.

⑴ 그들은 합의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⑵ 집에 돌아가는데 비가 왔다.

띄어쓰기는 문장의 뜻을 파악하기 쉽게 해준다. 띄어쓰기를 바로 해야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다는 얘기다. 위의 두 문장 중 ⑴은 띄어쓰기가 잘못되었다. ⑶와 같이 써야 한다.

⑶ 그들은 합의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흔히 ⑴처럼 붙여 쓰는 이유는 ⑴의 ‘끌어내는데‘와 ⑵의 ‘돌아가는데’의 구조를 같다고 보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구조가 다르다.

(1-1) 끌어내는-데 (2-1) 돌아가-는데

즉, (1-1)에서는 ‘끌어내다’의 어간 ‘끌어내’에 관형형 어미 ‘는’이 결합되고 거기에 다시 의존명사 ‘데’가 온 것이다. 반면에 (2-1)에서는 어간 ‘돌아가’에 어미 ‘는데’가 왔다. 즉 (2-1)의 ‘는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어미인 반면에 (1-1)에서는 ‘는’만 어미이고 ‘데’는 의존명사이다. 의존명사 ‘데’를 필요로 하는 동사로는 ‘성공하다’ 외에도 ‘실패하다’ ‘동의하다’ ‘반대하다’ ‘전념하다’ ‘열중하다’ 등이 있다.

의존명사의 ‘데’인지 아닌지는 ‘데’ 다음에 조사 ‘에’를 붙여 보면 알 수 있다. 조사 ‘에’를 붙여서 말이 되면 ‘데’는 의존명사이고, 따라서 ‘는’과 ‘데’는 띄어 써야 한다. 조사 ‘에’가 붙을 수 없다면 ‘는데’가 어미이다. 의존명사는 앞 말과 띄어 써야 하고 어미 ‘는데’는 그 자체를 붙여 써야 한다.